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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발효 사료로 대두 사용량 절감

2026-04-07 21:15
상하이 북서쪽으로 두 시간 거리에 있는, 거대한 평야를 따라 펼쳐진 타이저우의 한 양돈장의 구석. 네모난 4미터 길이의 두 풀장에는 고약한 냄새의 황토색 액체가 차 있다. 이 발효액이 바로 값비싼 대두 사용을 절반까지 줄일 수 있는 핵심 열쇠임을 로이터가 보도했다. 풀장에는 쌀겨, 호박 줄기, 주박 등 국내에서 저렴하게 조달한 다양한 원료가 담겨 있다. 이 원료들은 요구르트와 같이 발효 과정을 거쳐 단백질이 이미 분해되어 소화가 쉽기 때문에, 대두와 같이 고품질 단백질의 필요성이 줄어든다. 참고로 중국이 사용하는 대두의 80%는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이 양돈장 주인인 47세 가오 친산 씨에게 발효 사료 도입의 동기는 전적으로 '경제적 이유'다. 사료 비용은 양돈 비용의 70%를 차지하고, 최근 대두 가격은 미ㆍ중 무역 갈등과 중동 전쟁 여파로 크게 급등했다. "대두 가격이 너무 불안정해졌습니다." 가오 씨는 한탄한다. 이미 산업 전반이 공급 과잉과 소비 부진으로 타격을 입은 상황에서, "양돈업이 수익이 안 나는 산업이 됐어요. 모두가 어떻게 비용을 줄일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장의 원가 절감 움직임 이면에는 베이징의 더 전략적인 노림수가 있다. 바로 장기적인 식량 안보와 자급률 제고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3월, 트럼프 대통령 2기 초반 미ㆍ중 무역 긴장이 고조되던 시기에 맞춰 가축용 단백질원 다변화 정책을 본격적으로 추진했다. 대두는 곧바로 핵심 협상 카드로 떠올랐다. 로이터가 다수의 축산 및 사료 생산자, 정부 연구원, 업계 전문가와 인터뷰한 결과, 베이징은 신기술 도입과 발효 사료 보급에 예상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첨단 반도체와 인공지능 내재화 캠페인의 농업 버전으로, 미국의 기술 수출 통제에 자극을 받은 정책이다. 베이징 오리엔트 애그리비즈니스 컨설팅의 사료 애널리스트 푸 젠젠은 "현재 농업 분야 최우선 국가 정책 목표는 단연 사료용 대두 감축"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 정책의 직접적 배경은 미국과의 무역전쟁입니다. 발효가 필수적이죠."라고 설명했다. 중국은 전 세계 최대 대두 수입국으로, 2024년 기준 527억 달러어치 대두를 들여왔고, 이 중 미국산이 120억 달러였다(세계은행 자료). 지난해 중국의 대두 수입량은 1억 1,180만 톤(2024년 대비 6.5% 증가)으로, 중국 세관 통계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현재 중국 산업용 사료 가운데 발효 사료 비중은 8%로, 2022년의 3%에서 크게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2030년에는 15%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 이는 지난해 기준 대두 수입량의 약 6.3% 감축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로이터는 분석했다. 비록 돼지 농장은 베이징의 식량 안보 전략에서 하나의 퍼즐 조각에 불과하나,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돼지고기는 중국 식단의 오랜 주식이고, 중국은 세계 돼지 50%가 사육되는 시장이며, 돼지는 닭이나 소보다 대두박 의존도가 높다. 가오 씨와 같은 소규모 농가는 중국 전체 가축 생산량의 1/3을 담당하고 있다. 중국은 세계 최대 육류 생산국이다. 그러나 발효 사료 전면 도입에는 사료 공급 시스템 변경 등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다. 실제로 가오 씨도 초기에 사료에 곰팡이가 끼어 폐기되는 등 시행착오를 겪었다. 도입 난이도로 인해 많은 농가가 아예 포기하기도 한다. 이에 중국 정부는 특유의 강력한 추진력으로 산업 전반과 공급망 전체에 걸쳐 각종 인센티브를 지원하고 있다. 세계 최대 양돈 기업인 무위안식품(Muyuan Foods)은 현재 인공 아미노산(발효 옥수수 전분으로 제조) 활용을 확대해, 6년 전 10%이던 대두박 비중을 올해 7.3%까지 낮췄다고 사료사업부 장멍(张萌) 이사가 밝혔다. 한편, 농업대기업 신희유화(New Hope Liuhe)는 오리잡초 등 값싼 단백질 원료를 발효시켜 대두박이 전혀 들어가지 않는 닭·오리 사료 포뮬러도 개발 중이다. 신희유화 측은 로이터의 논평 요청에 답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