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돼지열병바이러스(ASFV)는 가축돼지와 멧돼지 모두에 치명적 질병을 일으키는 대형 DNA 바이러스로, 전 세계 양돈산업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습니다. 효과적인 항바이러스제 및 백신 개발은 바이러스의 복잡한 구조와 숙주 세포 과정에 대한 정교한 조작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내막 단백질 p54는 부착, 진입, 복제 등 바이러스 생활사의 여러 단계에서 필수적인 역할을 합니다. 본 연구에서는 TurboID 기반 proximity labeling 기법을 통해 ASFV p54의 숙주 단백질 상호작용체를 체계적으로 분석하였습니다. 그 결과, 총 257개의 잠재적 숙주 상호작용 파트너를 확인하였으며, 이 중 p54와 60S 리보솜 단백질 L22(RPL22)와의 상호작용은 공면역침강(co-immunoprecipitation) 및 공초점 현미경을 통해 검증하였습니다. RPL22 결손(RPL22-KO) 세포주를 이용한 기능 연구에서는 RPL22가 ASFV 감염에서 조절적 숙주 인자인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기전적으로는, RPL22의 결손은 소포체 스트레스(ERS) 반응의 주요 경로인 PERK 신호전달계 활성화를 통해 ASFV 복제를 현저히 억제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러한 결과는 약리학적 중재 실험에서도 확인되었으며, thapsigargin(Tg) 또는 CCT020312를 이용해 ERS/PERK 경로를 활성화할 경우 바이러스 복제가 억제되었고, 반대로 4-phenylbutyric acid(4-PBA)나 AMG-PERK 44로 이를 억제하면 바이러스 복제가 촉진되었습니다. 결론적으로, 본 연구는 ASFV p54의 최초 시스템 상호작용체 자료를 제공함과 동시에, 숙주 인자인 RPL22가 ERS-PERK 신호전달 경로를 통해 ASFV 복제를 조절하는 새로운 기전을 밝혀냈습니다. 이러한 발견은 ASFV-숙주 상호작용 연구에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며, ERS 경로가 향후 ASFV 치료전략 개발에서 유망한 표적임을 시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