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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농민들, 무역·비용·규제 문제로 도로 봉쇄

2026-01-09 19:16
프랑스 농민들이 트랙터를 몰고 파리 도심과 전국 주요 도로를 봉쇄하며 정부에 다양한 문제 해결을 촉구하고 있다고 로이터가 보도했다. 아래는 이러한 시위가 촉발된 배경과 정부 및 유럽연합(EU) 차원의 초기 대응을 정리한 내용이다. EU 내 최대 농업생산국인 프랑스의 농민들은 높은 생산비와 과도한 행정규제(레드테이프)로 인해 수익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호소하고 있다. 아울러, EU 내외의 타국들과 달리 엄격한 생산 기준을 지켜야 함에도, 동일한 조건을 적용받지 않는 경쟁자들과의 불공정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특히 EU와 남미 메르코수르(Mercosur) 블록 간 추진 중인 무역협정이 프랑스 및 유럽 농민들 사이의 불만을 키우고 있다. 이들은 해당 협정이 남미산 상품, 특히 쇠고기·에탄올·설탕 등 EU 기준을 충족하지 않는 저가 농산물의 수입을 증가시켜 현지 농가에 심각한 타격을 줄 것으로 우려한다. 협정은 아르헨티나, 브라질, 파라과이, 우루과이 등 메르코수르 국가의 특정 농수산물에 대해 수입 쿼터를 설정하고, 무관세 혹은 인하된 세율을 적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반면, 이 협정을 통해 EU 농민들도 와인, 치즈, 올리브유 등의 남미 시장 진출 기회를 얻게 돼 수출 증진이 기대된다는 분석도 있다. 프랑스는 쇠고기·설탕 등 민감 품목에 대한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 등 막판 양보를 이끌어냈으나, 정부와 농민 모두 여전히 해당 협정에 반대하고 있다. 이들은 수입산 농산물 역시 EU와 동일한 생산 기준을 적용받아야 함을 강조한다. 프랑스 농업부장관 애니 제느바르는 프랑스가 유럽의회에서 해당 협정 저지를 위해 계속 싸울 것임을 밝혔다. 일부 프랑스 남부 지역 농민들은 럼피스킨병 등 가축 전염병 대응에 대한 정부의 조치, 특히 전염병 발견 시 전두수 살처분 결정에 대해 반발하고 있다. 럼피스킨병은 흡혈 곤충에 의해 주로 전파되며, 고열·고통스러운 피부 종양을 유발해 소의 활력과 유생산량 감소를 일으킨다. 프랑스 정부는 이 질병이 방치될 경우 전국 소 사육두수의 약 10%가 사라질 수 있다고 경고하며, 발생 지역 전 소 사육두수에 대한 백신 접종 캠페인에 착수했다. 환경 문제 측면에서는, 농민들은 EU보조금 규정 및 프랑스 정부의 과도한 EU 정책 이행 방식(즉, 타 회원국 대비 더 엄격한 규제 적용)에 불만을 갖고 있다. 예컨대, 사탕무용 농약 사용 금지, 물·비료 오염 관리를 위한 극도의 행정주의적 접근 등이 대표적이다. 이러한 친환경 정책들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미국 및 중국과의 무역 긴장 속에서 식량·필수품 자급자족 목표와 상충하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농민들은 과도한 규제 부담이 프랑스 농업의 생산, 수출, 그리고 소득 저하로 이어진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프랑스는 50년 만에 처음으로 2025년 농식품 무역수지 적자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한때 프랑스 농업의 대표적 고수익 부문이었던 곡물 생산자들조차 최근 3년간 에너지·비료비 상승과 전 세계 공급 과잉으로 큰 폭의 손실을 입었다. 이에 따라 프랑스의 요구를 반영해 EU는 이번 주 수입 비료에 대한 관세 인하, 탄소세 적용 예외 등 추가비용 상승을 완화하기 위한 조치를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