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월 들어 산지 돼지 값은 찬바람이 불고 있지만 소매 시장은 한여름 휴가철을 뛰어넘는 고가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13일 현재 10월 돼지 도매시장 평균 경락가격은 4천521원으로 전달 평균 5천374원보다 15.9% 하락했으며 최근 4천300원대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다소 높은 가격이지만 계절적 영향에다 추석 및 10월 초 연휴 수요가 빠지면서 도매 시세는 바로 빠지기 시작했다. 올해 4월 중순부터 오르기 시작해 9월까지 강세를 지속한 도매시세 흐름으로 볼 때 현재 돼지 값은 6개월여 전 수준이다.
그런데 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조사해 발표하는 소비자 가격 통계를 보면 시장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삼겹살은 10월 중순 현재 2천662원(100g 기준)으로 전년 동월(2천301원) 대비 14%, 9월 평균(2천635원)에 비해서도 1% 높다. 또 목살은 2천570원, 앞다리 1천408원, 갈비 1천420원으로 9월(각각 2천508원, 1천386원, 1천447원)과 큰 차이가 없는 가운데 일년전과 견줘서는 16%, 25.8%, 21% 올라 삼겹살보다 상승폭이 컸다.
이에 전국민 재난 지원금 효과도 한돈 소비에는 사실상 미미했던 것으로 분석됐다.
육류유통업계에 따르면 재난지원금 영향이 더해진 명절 전후 수요가 한우고기에 몰리며 돼지고기 수요는 감소하였다고 분석했다. 특히 삼겹 등 구이류는 명절 이전부터 현재까지 생산량 증가와 소비부진이 누적되며 적체되고 있어, 덤핑물량이 크게 늘어나고 있고 일부는 냉동하기 시작하였다는 것. 반면 한우고기는 추석 이후에도 연휴 기간 동안 대형마트 및 정육점 등에서 소비가 이루어져 보유물량이 소진되는 등 소비가 활발했다. 특히 한돈의 경쟁육인 수입 쇠고기 역시 대형마트 및 정육점 등에서의 꾸준한 가정수요와 소폭 나아진 외식 수요로 판매가 원활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 같이 한우 및 수입 쇠고기에 소비가 몰린 영향은 한돈 삼겹 등 소비자 가격 급등 요인으로 분석된다. 특히 10월에도 한돈 삼겹 소비자가격은 kg당 2천600원을 형성, 가격에 부담을 느낀 소비자들이 수입 쇠고기 등으로 소비를 대체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한돈업계는 돈가 형성 대비 한돈 소비자가격 급등은 향후 한돈 소비 및 가격 안정에도 걸림돌로 작용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